법정의 얼굴들(박주영)
종종 믿지 못할 타인의 상황을 말하는 글을 보면 조작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혹은 현실임을 인지함에도 그 상황의 원인을 욕하기 위해 이런 반응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그런 믿지 못할 상황들이 조작이 아닌 한국의 어느 인적 드문 어딘가에서 분명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해줍니다. 누군가의 현실을 애써 무시하며 조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하려는 듯, 이 책의 일러두기에는 판결문을 기초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글쓴이가 법정에서 판사, 변호사로 근무하며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 임을 알 수 있는 일러두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의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집니다.
그리고 저자가 판사라는 고정관념과는 다르게, 직업과 반대로 법 이야기만을 늘어놓지 않고 있습니다. 경험과 자료, 문학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눈물흘리게 만듭니다.
각 분야에서 오는 다양한 자료와 그에 근거한 주장은 설득력을 높힙니다. 이 책은 글쓴이 개인의 경험과 다른 이의 의견, 문학적 감수성이 합쳐진 법정과 우리의 현실을 글쓴이가 주관을 가지고 해석하고, 살아나간, 타인을 살아나가게 하고자 걸어왔던 과정을 보여주는 글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다가왔고, 잊지말아야 할 사실은 이 이야기들이 영화나 소설이 아닌 현실이란 점입니다. 그리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문학과 영화, 뉴스기사들을 인용하기도 합니다. 법정에 근무하면서 법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삶 또한 자신의 업무에만 치중되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더 해상도 높게 인식하려 공부하고, 치열하게 삶을 걸어오셨다고 생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