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리뷰/영화

사도(이준익

김한인 2025. 1. 25. 16:19

21세기에 조선의 어느 왕의 양육방식에 대해 왈가불가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그 만큼 조선사가 잘 기록되어있고, 그걸 읽은 후손들이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론의 눈치를 보는 영조, 그리고 대리청정을 하며 눈치보는 사도세자. 이 집안의 갈등이 깊어지는 이유를 이중적 관계에서 오고 있다.

 

영조는 사직의 일이 아니기에 가족의 일 임을 말하고 사도에게 자결하라 말한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사직, 즉 신하들의 사직, 즉 집안과도 연결이 된다. 이 부분에서부터 가장으로서의 판단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고민하고 갈등한다. 이휘의 대리청정에서 결정을 신하들에게 강단있게 그만 말하라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에는 과거의 과오, 노론에 대한 빚을 신경쓰며, 이휘를 미워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사도 또한 아버지의 양육, 의사소통 방식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 특히 대리청정에서의 모습은 첫 직장 생활을 하는 누군가들의 모습인줄 알았다. 해도 뭐라, 안해도 뭐라. 거기에 아버지의 그런 양육방식과 소통방식 때문에 사도는 어둡고 안락한 공간을 좋아하게 되었다거나, 특정 옷 이외에는 거부를 한다거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도의 문제행동 원인에는 영조의 탓은 없다.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증세가 신체 증세로 연결되었을 수 있다.)  숙빈 최씨가 돌아간 후 사도의 신경질적인 자기비하, 모두 내 탓이라는 자기비하 말고는.

  사도의 생존과 죽음은 언제나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었다. 세손 정조를 위해, 신하들을 위해서 말이다. 영화의 끝자락 따뜻한 말 한마디는 영화에서의 사도는 살아생전 그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중간에 실록을 기록하는 사관이 등장한다. 영화가 감정적 장치를 더했더라도 일어난 사실에 대해서는 그대로 영상에 담겠다는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 불법약물 당사자가 포스터에 있어 포스터는 올리지 않겠습니다.

    불법약물을 투약한 배우에 대한 지지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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