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
고등학생 때 처음 읽은 책이다. 지금은 저자가 추가적으로 철학, 국민의 권리를 말하는 듯한 책을 더 출간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의 게시글에서 단순 요약을 느낌으로 글을 많이 썼다. 하지만 이번에는 책이 어떻게 쓰였고, 각 챕터들이 어떻게 엮이는지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책에 대한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시리즈로 이뤄져있다. 1권은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사회라는 공간에서 인간과 대화를 한다. 그리고 언뜻 보면 우리의 대화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의사소통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오해를 하기도 하고,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직장상사가 자신의 과거 경험담을 말하며 설교를 한다면 자신의 부하들이 그것을 모두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화자는 그 기억들은 생생하고, 직접 겪었던 경험들이기에. 그리고 자신의 설교가 그들의 생활양식에 큰 변화를 줬다고 믿어 의심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부하들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다. 상사의 행위가 단순 시간 뺏기, 자기과시, 만족 쯤으로만 보일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꽤 많은 부분에서 야생에서의 사자와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현상을 목격한다. 우리 사회, 즉 인간이 만든 언어라는 발명품이 아주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비트켄슈타인은 이러한 상황의 이유가 우리의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언어가 아니라 공통분모로 말한다. 위의 예시는 세대간의 경험 차이, 생각 차이로 인한 공통분모가 생기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공통분모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책이 주장하는 것처럼 어른의 놀이를 위해서는 이러한 공통분모. 즉, 수행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행능력은 세계에 대한 이해다.
추천 이유
이 책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에 대한 챕터로 나뉜다. 이 책은 각 챕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다. 우선 역사에 대해서 설명하면 역사의 과정을 마르크스의 유물론의 입장으로 정리한다. 생산수단의 소유를 기준으로 계급이나 지위가 생겨난 점,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이를 설명한다. 신석기 혁명과 왕권 신수설, 부루주아의 탄생, 제국주의와 세계대전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이를 설명한다. 이러한 설명으로 역사를 통해 경제, 정치, 사회를 관통하며 쉽게 이해하도록 해준다.
경제에서는 초기 자본주의, 후기 자본주의, 수정 자본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설명을 한다. 미시적인 상황을 제시하면서 각각의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런 이론들을 관통하는 것은 국가가 시장에 얼마나 개입을 하는지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의 개입은 복지, 세금, 노동 현장에서의 법으로 나타난다. 가령 후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시장의 개입을 인정한다. 하지만 초기, 수정 자본주의는 국가의 개입을 부정한다. 어떤 이데올로기를 지지하는가에 대한 입장은 국가의 개입이 필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뉠 수 있다. 그리고 정치 챕터와 연결된다.
정치에서는 한국사회의 현실적, 이론적 좌우 구분을 설명한다. 기업을 운영하는 자들은 수정 자본주의, 초기 자본주의를 지지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후기 자본주의, 심지어는 공산주의를 바랄 수도 있다. 이러한 경제체제에 대한 입장이 정치 구분을 위한 기준점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제활동과 정치활동을 한다. 그래서 현재 거대 양당은 모두 우파의 모습을 한 양당이라고 할 수 있다. 눈여겨볼 점은 비교적 어느 당은 좌파고 어느 당은 우파라는 점이다. 이외에도 군대, 종교, 학생운동과 같은 각 집단에 대한 설명으로 우리 사회의 현실적 정치 구분을 시도한다.
사회챕터 에서는 개인과 사회라는 두 축을 통해 설명한다. 사회를 보는 시각부터 설명해준다. 개인들이 사회 총합 그 이상이라고 하면 개인의 기능을 더 충실하게 보는 입장이다. 반대로 사회가 개인들의 총합 이상이라고 보는 관점은 사회와 국가를 더 충실하게 보는 입장이다. 이러한 시각이 편중되면 집단주의 혹은 개인주의로 나타난다.
윤리는 사회챕터와 연결된다.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해야하는가와 같은 딜레마 상황을 부여한다. 여기서 의무론의 칸트 목적론의 벤담이 나온다. 그리고 정의로운 국가는 무엇인가로 롤스와 하이에크가 등장한다. 17년도 수능을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를 쳤었다. 하이에크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칸트, 벤담, 롤스는 기억이 난다. 그리고 정말 어려운 문제로도 나오지는 않았다. 이 책은 고등과정의 윤리 문제를 한 문제라도 더 풀 수 있게 도와주지 않았나 싶다.
제가 쓴 글이 두서가 없었지만, 책에서의 각 챕터에 대한 짜임새는 아주 좋습니다. 이해하기도 쉽고, 책 자체가 각 챕터의 학문에 대한 굵직한 뼈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거기에 구체적인 내용, 살은 붙여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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