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리뷰 29

라따뚜이 영화리뷰

프렌차이즈를 관리하는 전문가가 그런 말을 했었다. 뭔가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그것과 관련한 직업을 가지면 비평을 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음식을 예로 들면 음식을 좋아해서 비평가가 된다면 까탈스러워지지 못한다. 다 맛있고 좋을테니까.레미가 눈을 감고 음식의 맛을 감상하는 영화의 표현이 인상깊었다. 음미하면서 미각을 시각화 되게끔 표현한다. 인사이드 아웃의 표현기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것을 시각화하여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나는 밥이 밥이지 라고 생각하면서 거의 모든 음식에 무난하다. 라고 생각하고 평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레미는 더럽고, 음식의 질을 낮추어 배만을 불리는 쥐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구스토스의 철학처럼 누구나 요리..

쇼생크 탈출 (프랭크 다라본트

철창없는 감옥이라는 말이 있다. 감옥에 길들여진 이들이 출소 후 겪게 되는 일들이지 않나 싶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브룩스의 극단적 선택은 당황스러웠다. 영화에서 모건 프리먼이 누군가의 허락 없이는 오줌 한 방울 나오지 않는다는 거 처럼, 자유가 주어져도 자유를 누릴 수 없어진 것을 이해 못한 거 같다.  영화 속의 감옥을 보면서 훈련소 생각이 많이 나더라. 건물들은 나를 둘러싸고, 식사집합 하면서 무릎 앉아 하고, 훈화를 듣는다. 이러다가 적응될 거 같을 때 수료한다더라. 감옥과 가장 큰 다른 점일 것이다. 더 짧은 기간동안 통제를 받고, 그 기간이 끝나면, 나를 통제한 이들이 보상을 기획하고, 준다. 감옥과 훈련소가 똑같다는 말이 아니다. 수감자들과 다르게 훈련병은 적어도 애국심이라는 가치라도 ..

죽은 시인의 사회 (피터 위어

나는 공감성 수치가 꽤 강한 사람이었다. 사실 지금도 조금 그렇다. 어릴 때 부터 tv의 등장인물들이 곤란을 겪거나,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어지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어릴 때는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tv를 끝까지 보고, 일상생활을 하며 피곤하다, 지친다는 말을 많이 하곤 했다. 이걸 자각하고 등장인물과의 감정과 내 감정과 행동을 분리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이 영화와 관련한 나의 이야기이다. 나는 이 영화를 다 보기 위해 두 번의 시도를 했다. 몇 년 전 이 영화를 결제하고 시청했지만, 학생들이 죽은 시인의 사회 모임을 알 게 된 씬에서 부터 안 봤다. 지루했고, 걱정스러웠다. 나서서 규율을 어기겠다는 인물을 보면 왜 굳이 저런 행동을 하는지 밉기도 했다. ..

사도(이준익

21세기에 조선의 어느 왕의 양육방식에 대해 왈가불가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그 만큼 조선사가 잘 기록되어있고, 그걸 읽은 후손들이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론의 눈치를 보는 영조, 그리고 대리청정을 하며 눈치보는 사도세자. 이 집안의 갈등이 깊어지는 이유를 이중적 관계에서 오고 있다. 영조는 사직의 일이 아니기에 가족의 일 임을 말하고 사도에게 자결하라 말한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사직, 즉 신하들의 사직, 즉 집안과도 연결이 된다. 이 부분에서부터 가장으로서의 판단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고민하고 갈등한다. 이휘의 대리청정에서 결정을 신하들에게 강단있게 그만 말하라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에는 과거의 과오, 노론에 대한 빚을 신경쓰며, 이휘를 미워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인사이드 아웃 1 (피트 닥터

내가 살아오면서 나를 웃게해주는 뭔가가 있었나 되돌아보게끔 해줬다.영화의 끝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사건을 바라보는 감정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 초반 기쁨이의 행동이 아이의 행동에 연결된다고 할 때 이는 사건을 바라보는 감정은 하나여야만 한다는 어린 생각에 갇혀있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모든 일은 기쁜 일이고, 슬픔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슬픔을 억압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의 이유에 슬퍼도 웃는 게 힘이 될 것이라는 엄마의 말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모호할 수 있는 감정의 세계를 시각화, 의인화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꽤 학술적으로. 우리는 잠을 자며 생각을 정리한다. 감정들이 퇴근하고, 당일 느낀 감정들이 선반으로 내려가는 거..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밀로스 포만 (스포 ㅇ

1. 전공 책에서 읽은 거 같은데, 출처가 기억이 안 난다. (죄송합니다) 정신병 진단에 대한 연구를 위해 정신병을 진단하는 병원에 진단을 받을 내담자를 10명 정도 보낼 때, (이 중에는 정신질환 이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병원 측에서는 다섯에서 여섯 명 정도를 정신병으로 진단내렸다는 식의 내용이다)   과거의 정신병 기준에 대한 척도도, 정의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지만, 자신들의 명예를 위해, 혹은 어떠한 부정으로 인해 그들을 정신병이라고 정의짓고, 강제수용하였다는 정도로 해석해주시면 좋겠다. (비슷한 내용을 알고 계시다면 댓글로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맥이 조교수로 보이는 누군가에게서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속담의 의미에 대해서 질문받는다. 그리고 농담과 내가 더 똑똑한 거 ..

설국열차(봉준호 (개인적 주관 리뷰

영화가 뭘 말하는지는 영화를 안 보시는 분들도 잘 알잖아요? 개봉 당시의 예고 편에서부터 메이슨이 나와 연설을 했으니까요. 영화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인종이 지구가 아닌 기차에서 삶을 살아갑니다.사실 우리는 타인의 삶에 그렇게 관심이 없습니다. 영화가 기차로 축소하여 보여주는 것이 인류라면, 영화 내내 꼬리칸 인물들의 이동마다 "쟤네 뭐임?" 이나 뉴스에서나 보던 범법행위를 하는 외국인을 보는 거 처럼 행동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 그 뉴스는 그 외국인, 꼬리칸 인물들에 대한 그 자체가 아닌 다른 편견을 생산합니다.   사실 열차 칸을 이동할 때 마다 등장하는 사람들의 생각 속에는 이 사회의 균형에 일조하고 있는 내 '자리'를 지키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을 겁니다. 현재의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싶은..

올드보이 (박찬욱 (주관적 리뷰

"명심해요 모래알이든 바윗덩어리든 물에 가라앉긴 마찬가지에요"영화를 어느 정도 관통하는 대사라고 생각했다.오대수의 이름은 오늘도 대충 수습하자. 라는 뜻이라고 오대수 스스로 해석한 듯 하다. (오이디푸스 라는 해석도 있다. 이 해석이 내가 한 해석보다 신빙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그리고 이런 해석은 관객들에게 있어 그가 군만두만 15년 먹이는 그 감옥에 간 이유를 설명하려는 것 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가 오늘(어제)을 대충 수습하기 위한 어떤 행동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죄를 저질렀는가에 대한 생각이 가득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래알과 바위에 대한 대사는 언어의 의도나 감정이라는 무게가 크든 작든 물에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오대수가 사설감옥에 갇힌 이유를 떠올리지 못..

월E (앤드류 스탠튼(주관적 영화리뷰(스포 ㅇ

영화를 보면서 짤방이 하나 생각나더라구요. 두개골 뼈만 보고 어떤 동물인지 예상해보는 겁니다. 뿔이 달리고 송곳니가 뽀족하게 난 동물 두개골 사진들. 상상하게 되는 동물들도 악어, 공룡과 같은 공격성이 있어보이는 동물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그런 뼈를 가지고 있는 동물들은 고양이, 해달같은 동물들이었죠.공룡 화석에서 조류의 특징이 나타나면서 공룡의 외관에 대한 우리의 상상이 틀렸을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아주 커다란 비둘기나 닭들이 한 때 지구의 지배자였다는 가정이다. 어떤 영화들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영화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영화도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를 한다. 다 보기 전까지는 그저 미래 예측이라고만 생각했다.하지만 쿠키 영상까지 보고나면, 이 영화의 초점은..

그랜토리노 (클린트 이스트우드(개인적 주관 리뷰

영화를 보면서 돌아가신 친할아버지가 생각이 나더군요. 영화의 월트처럼 키가 크셨고, 625전쟁에 참여하셨었구요. 술담배를 즐겨하시다 치매, 뇌졸중으로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제가 할아버지에게 살갑게 행동했던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할아버지는 나를 좋아하셨지만, 당시에 제 머릿속의 노인은 처음보는 외견을 가진 낯선 존재였고, 나를 좋아한다는 표현방식들이 낯설고 무섭기도 했었습니다. 미치의 자녀들처럼, 노인의 시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거리를 뒀고. 되먹지 않은 말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온갖 사건을 경험한 노인이 가지고 있는 늙음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노인 한 사람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불 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죠? 타오에게 있어 코왈스키는 도서관이었고,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