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리뷰/영화

인사이드 아웃 1 (피트 닥터

김한인 2025. 1. 25. 16:13

내가 살아오면서 나를 웃게해주는 뭔가가 있었나 되돌아보게끔 해줬다.

영화의 끝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사건을 바라보는 감정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 초반 기쁨이의 행동이 아이의 행동에 연결된다고 할 때 이는 사건을 바라보는 감정은 하나여야만 한다는 어린 생각에 갇혀있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모든 일은 기쁜 일이고, 슬픔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슬픔을 억압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의 이유에 슬퍼도 웃는 게 힘이 될 것이라는 엄마의 말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모호할 수 있는 감정의 세계를 시각화, 의인화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꽤 학술적으로. 우리는 잠을 자며 생각을 정리한다. 감정들이 퇴근하고, 당일 느낀 감정들이 선반으로 내려가는 거 처럼. 이게 장기기억이 된다. 마찬가지로 아주 오래된 기억과 감정들은 사라진다. 기억해야할 가치가 있는가도 보존, 폐지의 이유가 된다.

  예를 들면 어릴 적 가족들과 여행을 가면 뒷자리에 앉아 연석이나 가드레일에 캐릭터가 뛰어다니는 상상, 횡단보도의 흰색만 밟으며, 검은 부분은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 나이가 들며 이런 생각들은 잊혀지고, 그저 있는 그대로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생각하는 것이나 몸이 늙어 목적 이외의 물질에 대한 정의가 귀찮아진다. 빙봉과 산타가 동일시 된다 했을 때 캐릭터가 살아 숨쉰다는 개념도 흐릿해져간다. 그리고 이는 슬픈 일이지만, 성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거 처럼, 사건을 인식하는 감정이 다채로워지고, 감정 제어판이 커진 거 처럼, 나이가 들어가며 과거와 현재를 더 다채로운 감정으로 해석한다. 돌아보면, 분명 유년기, 사춘기보다 사건과 감정에 대처하는 능력은 높아졌다. 

 

내가 느낀 점은 의인화 된 감정들을 보며, 내 감정 선은 어떤 모습일까 그려볼 수 있다는 것, 내 감정에 있어 기쁨이의 행동이 촉발할 수 있는 매개체가 부족했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이렇다 할 취미가 없다. 책도 영화도 숙제처럼 읽고 본다. 영화를 보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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